피지에서 사흘을 보냈다. Ivan은 항구에 들를 때마다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그 사이 혼자 섬을 돌아다녔다. 별일은 없었다.
다시 출항하는 날 아침, 부두에 낯선 사람이 서 있었다. 짐이 두 개였다. 작은 여행 가방과 천으로 된 큰 가방. 60대로 보이는 여자였다. 키가 작고 조용해 보였다. Ivan이 그를 맞이하며 일본어로 몇 마디를 했다. 나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녀 이름은 게이코였다. 오사카에서 왔다고 했다. 재일동포라고 나중에 알았다. 통가까지 간다고 했다. Ivan과는 예전부터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 * *
그날 저녁 식사는 셋이 함께했다. Ivan이 말을 많이 했다. 늘 그랬다. 오클랜드에서 피지까지의 항해 이야기를 했다. 날씨가 어땠고 파도가 어떠했고 어느 지점에서 무엇을 보았고. 나는 그 이야기 안에 있었는데도 그의 말이 더 생생하게 들렸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게이코는 거의 말이 없었다. 밥을 먹었다. 가끔 고개를 끄덕였다. Ivan이 직접 그녀에게 물었을 때만 짧게 대답했다. 대조가 선명했다.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으니 더 선명했다.
Ivan이 잠깐 자리를 비웠다. 나와 게이코만 남았다. 잠시 침묵이 있었다. 어색하지는 않았는데 뭔가를 말해야 할 것 같았다.
"남편 분 회사는요?"
그 말이 나왔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지금도 잘 모른다. Ivan 이야기를 계속 들었으니까. 그것이 이 배에서 나눌 수 있는 자연스러운 대화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게이코가 나를 보았다. 잠깐 있었다가 말했다.
"없어졌어요."
그것뿐이었다. 더 말하지 않았다. 나도 더 묻지 않았다. Ivan이 돌아왔다. 대화는 다른 쪽으로 흘러갔다.
그 짧은 말이 식사가 끝나고도 머릿속에 남았다. 없어졌어요. 어떻게. 왜. 나는 물어보지 않았다. 게이코의 눈빛이 더 이상 묻지 말라는 것 같았다. 아니면 내가 그렇게 읽은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