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츠는 2000년 첫 이양 후 브랜드 가치가 희석되자 2008년 복귀했습니다. 2017년 두 번째 이양은 성공했습니다. 차이는 하나입니다. 첫 번째는 브랜드 핵심 가치를 이식하지 않고 넘겼고, 두 번째는 후계자가 핵심 가치를 체득한 것을 확인한 뒤 넘겼습니다. 창업자 승계의 어려움은 조직 운영 기술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DNA를 넘기는 것에 있습니다.
스타벅스를 전 세계 커피 문화의 상징으로 만든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1953~). 그는 자신이 만든 회사의 CEO 자리를 두 번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의 경험은 결과가 달랐습니다.
이 두 번의 이양 과정은 창업자가 회사를 넘기는 것이 왜 어려운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현대적 사례입니다. 한국 중소기업 창업자가 배울 점이 많습니다.
첫 번째 이양(2000): 무엇이 잘못됐는가
슐츠는 2000년 스타벅스 CEO 자리를 오렌 스미스(Orin Smith)에게 넘겼습니다. 슐츠는 회장으로 남았지만, 일상적 경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스타벅스는 급격한 매장 확장을 추진했습니다. 2007년까지 1만 3,000개를 넘는 전 세계 매장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빠른 확장 과정에서 스타벅스가 자랑하던 '제3의 장소' 경험이 퇴색됐습니다.
2007년 슐츠는 당시 CEO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We have had to make a series of decisions that, in retrospect, have led to the watering-down of the Starbucks experience, and, what I believe to be, the commoditization of our brand."—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내부 메모 2007년 (이후 공개됨)
(번역: 우리는 돌아보면 스타벅스 경험을 희석시키고 브랜드를 일반 상품으로 만드는 일련의 결정들을 해왔습니다.)
이 메모가 공개되면서 스타벅스 내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2007~2008년 주가는 약 40% 이상 하락했습니다. 슐츠는 2008년 1월 CEO로 복귀했습니다.
두 번째 이양(2017): 무엇이 달랐는가
슐츠의 두 번째 이양은 달랐습니다. 후계자 케빈 존슨(Kevin Johnson)은 2015년부터 스타벅스 COO를 맡으며 슐츠와 2년간 함께 경영을 이끌었습니다.
| 구분 | 첫 번째 이양(2000) | 두 번째 이양(2017) |
|---|---|---|
| 후계자 | 오렌 스미스(CFO 출신) | 케빈 존슨(COO·2년 준비) |
| 준비 기간 | 짧음 | 2년 이상 경영 공동 참여 |
| 브랜드 가치 이식 | 불충분 | 슐츠가 직접 확인 |
| 이양 후 결과 | 브랜드 희석, 슐츠 복귀 | 안정적 운영 지속 |
핵심 차이는 후계자가 스타벅스의 브랜드 DNA를 체득했는지 여부입니다. 케빈 존슨은 2년간 슐츠와 함께 주요 의사결정을 공유하며, 숫자 성과보다 고객 경험을 우선하는 스타벅스의 가치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창업자 승계가 유독 어려운 이유
창업자는 조직의 운영 방식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조직의 '왜'를 만든 사람입니다. 이 '왜'는 매뉴얼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슐츠의 경험은 이것을 보여줍니다. 스타벅스의 '제3의 장소' 철학은 운영 지침서에 쓸 수 있지만, 실제로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성장 속도를 늦추는 결정을 내리는 용기는 쓰기 어렵습니다. 후계자가 이 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철학을 몸으로 체득해야 합니다.
한국 중소기업 창업자도 동일한 도전에 직면합니다. 거래처와의 신뢰 방식, 품질 기준을 지키기 위해 단기 수익을 포기하는 결정, 직원을 대하는 방식 같은 것들은 매뉴얼이 아니라 경험으로 전달됩니다.
창업자 승계 성공의 조건
슐츠의 두 번의 이양에서 도출할 수 있는 조건은 세 가지입니다.
- 브랜드 핵심 가치를 먼저 명확히 한다. '우리가 지키는 것은 무엇인가'를 창업자가 먼저 정의해야 합니다.
- 후계자가 그 가치를 체득할 충분한 시간을 준다. 핵심 경영 결정에 함께 참여하며 체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이양 후 창업자는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 개입이 계속되면 후계자의 독자적 판단이 성장하지 못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슐츠가 복귀했다가 다시 떠난 것은 승계 실패 아닌가요?
복귀 자체보다 복귀 후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슐츠는 2008년 복귀 후 브랜드 재건에 집중했고, 이후 2017년 충분히 준비된 후계자를 통해 두 번째 이양에 성공했습니다. 첫 이양의 실패를 진단하고 개선해 두 번째 이양에서 다른 결과를 만든 것은 오히려 학습의 사례입니다.
Q. 스타벅스처럼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기업이 아닌 제조업 중소기업에도 이 원칙이 적용되나요?
적용됩니다. 제조업의 '브랜드 DNA'는 품질 기준, 납기 약속, 특정 거래처와의 관계 방식 같은 것입니다. 30년을 함께한 거래처가 창업자를 신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후계자가 그 이유를 이해하고 지속하지 않으면, 거래처 관계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Q. 슐츠는 2023년에도 임시 CEO로 복귀했는데, 이것도 승계 실패인가요?
2023년 복귀는 2017년 이양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과 노조 이슈 등 외부 환경이 급변한 상황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창업자의 브랜드 회복 역할을 위한 임시 복귀였으며, 같은 해 다시 물러났습니다. 2017년 이양의 구조적 실패라기보다 예상치 못한 외부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 주요 참고 출처
- Howard Schultz, Pour Your Heart Into It, Hyperion, 1997
- Howard Schultz, Onward, Rodale Books, 2011
- 하워드 슐츠 내부 메모 2007년 (Wall Street Journal 공개 보도 기준)
- 스타벅스 공식 기업 연혁(investor.starbucks.com)
- Aggarwal et al., 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KDD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