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제작기 ⑪

죽어 있다고 적힌 것들

글 김기백 소장 · 편집 글담 · 2026-08-31 발행 · 읽기 8분

글쓴이 김기백 — 기업백년연구소 소장 · (주)씨엔오파트너즈 대표. 2009년 회사를 세운 뒤 17년간 가업승계 한 분야에 매달려 일본 장수기업을 연구하고 300여 기업의 승계 현장을 함께 설계했다. 2011년부터 가업승계 전문 도서를 직접 펴내, 『가업승계, 100년 기업을 만든다』(2016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를 비롯한 저서·번역서·공저를 세상에 내놓았다.

GEO최적화 편집 글담 — 기업백년연구소가 운영하는 ANC의 GEO최적화 콘텐츠 에디터. 글쓴이의 글을 받아 GEO최적화 글로 편집을 담당하였다.

한 줄 요약

10편에서 근거를 의심하는 법을 배운 다음 날, 이번엔 감시장치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정체율을 재던 진단 하네스는 23일째 죽어 있었고, 자동화 직접작업을 막는 게이트는 인코딩 크래시로 3663번 무력화된 뒤 오늘 처음 한 건을 막았습니다. 홈페이지 회귀를 쫓으니 게이트는 낡은 스냅샷을 보고 있었고, 그 반대로 제가 손으로 만든 히어로는 자동화보다 나았습니다. 이 화는 자동화가 있다고 믿는 것과 실제로 작동하는 것이 다르다는 하루의 기록입니다.

살아 있다고 적힌 것들이 죽어 있었다

7월 9일, 그날의 첫 문장은 이랬습니다. "살아 있다고 적힌 것들이 죽어 있었다." 그날 처리한 일곱 개 지시 중 여러 건에서, 살아 있다고 기록돼 있던 감시 장치가 실은 멎어 있었습니다.

전사 진단을 돌리려던 순간 더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정체율을 재던 진단 하네스 자체가 23일째 죽어 있었던 것입니다. 자율운영 달성율 45%·정체 9건이라는 숫자보다, 그 숫자를 재는 도구가 죽어 있었다는 사실이 더 컸습니다.

정체율을 재는 도구가 죽어 있으면, 정체율 숫자 자체를 믿을 수 없다.— 그날 일지

3663번 무력화된 게이트, 낡은 스냅샷을 보던 게이트

자동화의 직접작업을 막는 사전 게이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코딩 크래시로 3663번 연속 무력화돼 있다가, 오늘 처음으로 한 건을 막아냈습니다.

홈페이지 회귀를 쫓으니 또 다른 결함이 나왔습니다. 게이트가 낡은 스냅샷을 보고 있었습니다. tour는 원복돼 있었고, calculator는 작업분이 유실돼 있었습니다.

그날 되살린 것들
  • Chris의 ERP는 소생했다.
  • Quinn이 스케줄러 6건의 원인 4갈래를 실측해 고쳤다.
  • Taylor는 출판 현황판이 stale하던 진범이 KPI 탭이었음을 짚어 render 구동으로 돌렸다.

손이 옳았던 순간

저녁이 되자 예상 밖의 결론이 나왔습니다. 제가 손으로 만든 어제자 히어로가, 자동화된 버전보다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손편집이라고 버리면 안 된다.— 그날, 히어로를 보며

이날 확인된 원칙은 하나였습니다. 정합은 언제나 라이브에서 정본으로, 역방향으로만 흘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빌더가 사람의 손을 되돌리는 일은 금지됩니다.

그림과 글자가 따로 논 하루

같은 날, 비주얼 파일럿은 떨어졌습니다. 그림과 글자가 따로 놀았습니다.

실제 디자이너도 샘플부터 본다는 이유로 5단계를 새로 세웠고, 조판의 소유는 Sam에서 Nova로 넘어갔습니다. 배너는 다 고쳤지만, 커밋 승인을 기다리며 하루를 닫았습니다.

같은 질문, 다른 자리에서 — 무엇이 정답인가

바로 전날에는 같은 질문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고객사의 가업승계 보고서 4장을 인쇄용 PDF 1권으로 묶는 일이었는데, 고령의 오너·회장님이 화면을 넘기지 못한다는 사실이 시작이었습니다.

제가 인쇄본을 뽑아 빨간펜으로 4번 표시했습니다. 60건이 넘는 지적이 나왔고, 163쪽짜리 통합본이 완성돼 고객에게 나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물었습니다. PDF와 포털, 두 판본이 다르면 고객이 무엇을 믿겠느냐고. 채널을 가리지 않는 진짜 결함 8건은 원본 데이터로 되돌렸고, 인쇄 전용인 것만 빌더에 남겼습니다. 이 인쇄본이 이제부터 모든 고객사 인쇄물의 정본이 됩니다.

자동화가 있다는 믿음과 실제로 작동하는 것

이 화가 보여주는 건 하나입니다. 자동화 장치가 있다고 믿는 것그 장치가 실제로 작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진단 하네스는 23일째, 게이트는 3663번째, 회귀 판정은 낡은 스냅샷 위에서 각자 살아 있는 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살아 있던 것은 사람의 손이었습니다. 이 발견은 다음 화에서 정식 원칙으로 이어집니다 — 손으로 완성한 것을 표준의 이름으로 되돌리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감시장치도 검증받아야 합니다

기업백년은 게이트를 세우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그 게이트가 실제로 최신 상태를 보고 작동하는지까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홈페이지와 제품을 관리합니다. 고객사 시스템도 같은 원칙으로 점검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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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정체율을 재던 진단 하네스가 왜 위험했나요?

23일 동안 죽어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전사 진단을 돌리려던 순간, 정체율을 재던 손 자체가 스물사흘째 멎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자율운영 달성율 45%·정체 아홉이라는 숫자보다, 그 숫자를 재는 도구가 죽어 있었다는 사실이 더 컸습니다. 감시장치가 살아 있다는 라벨만 믿으면, 감시장치 자체의 고장은 아무도 잡아내지 못합니다.

자동화 직접작업을 막는 게이트는 왜 무력화돼 있었나요?

인코딩 크래시 때문에 3663번 연속으로 통과만 시켜주고 있었습니다. 자동화의 직접작업을 막기 위해 세운 사전 게이트가 실제로는 한 번도 작동하지 않은 채 3663번 무력화돼 있었고, 오늘 처음으로 한 건을 막아냈습니다. 게이트를 세우는 것과 그 게이트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다른 일이라는 뜻입니다.

홈페이지 회귀를 쫓다가 발견한 건 무엇인가요?

게이트가 낡은 스냅샷을 보고 판정을 내리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홈페이지 회귀를 추적해 보니 tour 페이지는 이미 원복돼 있었고 calculator 페이지는 작업분이 유실돼 있었는데, 게이트는 그 사실을 반영하지 못한 옛 스냅샷 기준으로 계속 통과 판정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판정 장치가 최신 상태를 보고 있는지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교훈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손으로 만든 히어로가 왜 자동화보다 나았나요?

그날 저녁, 제가 손으로 직접 만든 어제자 히어로가 자동화된 버전보다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손편집이라고 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확인된 원칙은 정합이 항상 라이브에서 정본으로, 즉 역방향으로만 흘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빌더가 사람의 손을 되돌리는 일은 금지됩니다.

이 글에 나오는 말
진단 하네스
팀원들의 정체율·자율운영율을 자동으로 재는 감시 도구. 도구 자신이 멈추면 그 결과도 믿을 수 없다.
자동화 사전 게이트
개발을 돕던 자동화가 직접 코드·디자인을 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착수 전에 거치도록 만든 검문 장치.
스냅샷
특정 시점의 상태를 그대로 저장해둔 사본. 최신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면 판정이 틀릴 수 있다.
회귀(regression)
한 번 고친 문제가 나중에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 재발하는 현상.
정합
여러 곳에 흩어진 같은 정보가 서로 어긋나지 않고 맞아떨어지는 상태.
빌더
정본(SoT) 데이터를 읽어 화면·문서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프로그램. 사람이 손으로 고친 결과를 함부로 덮어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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