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아침, 빵과 커피를 먹는다. 삼십 분 후 전부 토한다. 점심은 먹지 않는다. 저녁에 물만 마신다. 그것도 토한다. 둘째 날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토한다. 위액이다. 노란색, 쓴맛. 셋째 날엔 토할 것도 없다. 마른 구역질만 반복된다. 횡격막이 경련하고 갈비뼈가 아프다.
가끔 심장이 너무 빨리 가라앉는다는 느낌이 든다. 분노와 서러움과 지침이 한꺼번에 쏟아져서, 그대로 태평양 밑바닥까지 내려가 다시는 끌어올리지 못할 것 같은. 위장이 뒤집히는 것과 심장이 가라앉는 것, 그 둘이 언제부터 같은 감각이 되었는지 모른다.
"괜찮아?" 로이의 목소리다.
"물… 물 좀…"
"I warned you, mate." 그가 물병을 건넨다. 물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다 다시 올라온다.
애드먼드가 갑판에서 내려온다. 예순일곱, 백발. 그도 배멀미에 시달리는 기색이지만 웃고 있다.
"Hey, Korean boy! You look like a dying fish!" 그가 낄낄거린다. "I've seen worse. Once in Gibraltar, a German threw up for five days straight! Five days! Can you imagine? He lost ten kilos!" 그는 자기 말에 자기가 웃는다. "Ha! Ten kilos! Best diet ever!"
애드먼드는 늘 그렇다. 농담, 끊임없는 농담. 진지해지는 법이 없다. 누군가 힘들어하면 농담을 던지고, 분위기가 무거워지면 노래를 부르고, 갈등이 생기면 웃어넘긴다. 배 위의 광대. 그런데 그의 짐 속에는 양파가 가득하다. 봉지 세 개. "Good for health," 라고 말하면서도 아무에게도 나눠주지 않는다. 유모처럼 돌봐주는 것 같지만, 정작 나눠주는 것은 없다. 위로는 하되 물건은 주지 않는다. 그게 애드먼드다.
넷째 날에도 여전히 지옥이다. 애드먼드도 비슷한 상태지만 이반과 로이는 멀쩡하다. 이반이 뒤통수에 대고 말한다.
"배멀미는 마음의 문제야." 대답할 힘도 없다. "며칠 뒤면 땅멀미하게 될걸." 그가 낄낄거린다. "넌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는 땅에 익숙해져 있을 뿐이야. 흔들리는 게 원래 상태야. 바다가 원래고, 땅이 예외인 거지."
로이가 옆에서 거든다. "처음엔 다 그래. 일주일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일주일. 사흘이 더 남았다.
닷새째, 마른 구역질도 잦아든다. 여전히 어지럽지만 몸을 일으킬 수는 있다. 콕핏으로 기어 올라가 그냥 눕는다.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다.
선실 안, 내 자리는 침대라고 부르기 민망한 선반 하나다. 백팔십 센티미터 남짓, 옆으로 누우면 어깨가 벽에 닿고 돌아누우면 반대쪽 벽에 닿는다. 처음 며칠은 그 좁음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 몸을 뒤척일 기운조차 없었으니까. 잠은 늘 조각나 있다. 세 시간 자고 세 시간 당직, 다시 세 시간. 꿈과 파도 소리가 섞인다. 꿈에서 깬 건지 꿈으로 들어간 건지 모를 때가 있다.
로이가 옆에 앉아 매듭 몇 개를 알려준다. 연습해. 손가락이 굼뜨다. 세 번 만에 겨우 하나를 묶는다. 4시간씩 교대로 당직을 서기로 정했다지만, 아직은 아무도 그걸 지키라고 하지 않는다. 몸이 이 정도인 걸 다들 안다.
갈 길은 멀고, 서두를 일도, 할 일도 없다. 그 시간에 로이가 틈날 때마다 요트에 대해 설명해준다. 로이는 뉴질랜드에서 학교 시설관리 일을 하다 은퇴한 사람이다. 아내와 캐나다로 요트를 타고 이주할 계획이고, 그 전에 이반의 배에서 대양 항해 경험을 쌓으려고 탔다.
그 시간에 주로 듣는 건 이반의 이야기다. 콕핏에 누운 채로, 몸을 움직일 기운은 없지만 귀는 열려 있다. 체코에서 태어나 일자리를 찾아 독일로 갔다. 공장에 취직했고, 얼마 안 가 자기 공장을 운영했다. 언젠가 자기 손으로 요트를 만들어서, 회사는 물려주고, 일찍 은퇴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마흔에 요트를 만들기 시작해 칠 년이 걸렸다. 마흔일곱에 함부르크에서 출항했다. 지중해에서 십 년을 지냈다. 물가가 올라 더 싼 곳을 찾아 뉴질랜드로 왔다. 뉴질랜드도 물가가 올라, 더 싼 남태평양, 통가로 가는 길이다.
그 이야기 속에 가업승계가 있다. 누워서 듣는데도 그냥 부럽다. 행색은 허름한 뱃사람이지만, 그는 자기 꿈을 이룬 사람이다.
일곱째 날 아침, 기적처럼 세상이 멈춘다. 배는 여전히 흔들리는데 몸이 그 리듬을 받아들인다. 위장이 더 이상 반항하지 않는다. 갑판으로 기어 올라가면 수평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오월의 남태평양. 그리고 배고픔이 온다. 미친 듯한 배고픔.
일주일이 지나자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아니, 시간이 흐른다는 개념 자체가 달라진다. 육지에서 시간은 선이었다. 과거에서 미래로, 월요일에서 화요일로, 출근에서 퇴근으로. 바다에서 시간은 원이다. 해가 뜨고 지고, 당직이 시작되고 끝나고, 파도가 오고 간다. 로이에게 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으면 "글쎄, 일요일?" 하고 되묻는다. 그도 모른다.
여드레째, 살롱으로 내려가 짐을 뒤진다. 팡가레이에서 사둔 라면 세 박스, 쌀 십 킬로, 통조림들. 주방으로 가 라면을 끓이려는데 이반이 나타난다.
"뭐 하는 거야?" "라면 끓이려고요." "안 돼." "예?" "내 주방은 안 돼. 음식은 내가 만들어준다. 비용은 네가 낸다."
석 달 전, 펍에서 만났을 때는 달랐다. "음식은 공동으로 해결해. 각자 좀 가져와. 나눠 먹으면 돼." 그게 규칙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내 배야. 내 규칙이야." 이반의 눈빛은 차갑고 단호하다. 라면을 들고 침실로 돌아가 문을 닫고 주저앉는다.
주방에는 짐벌이 달려 있다. 배가 흔들려도 냄비가 수평을 유지하도록 만든 장치, 처음 봤을 때는 신기했다. 배가 사십오 도로 기울어도 냄비 속 물은 평평했다. 문제는 냄비를 잡은 손이 그 사십오 도를 고스란히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저녁, 이반이 감자와 통조림 햄을 요리한다. 매일 같은 메뉴다. 애드먼드는 자기 봉지에서 양파를 꺼내 썰어 자기 접시에만 올린다. 이반도, 나도 달라고 하지 않는다. 각자의 것은 각자의 것이다.
로이가 중재에 나선다. "Ivan, 좀 심한 거 아냐?" "내 배야." "알아. 하지만 규칙이 이상해. 처음부터 음식 공동으로 하기로 했잖아." "공동이지. 내가 요리해주면 돼." "그럼 네가 요리해줘. 돈은 나중에 정산하고." 이반이 한참을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하루 십 달러."
한화로 칠천 원, 세끼로 나누면 한 끼에 이천 원 조금 넘는다. 문제는 이반이 만드는 음식이다. 감자, 통조림 햄, 양배추. 매일 똑같다.
애드먼드가 끼어든다. "Come on, Ivan! Don't be so harsh! The Korean boy is young! He needs proper food!" 웃으면서, 중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기 양파는 내놓지 않는다. 말만 하고 행동은 없다. 유모처럼 보이는 광대, 하지만 정작 자기 것은 지키는 광대.
아흐레째 아침, 갑판으로 올라가자 이반이 소리친다. "저기 가서 있어. 방해되니까." 그가 가리킨 곳은 뱃머리 너머, 바우스프릿이다. 닻줄과 돛을 고정하는 스테인레스 구조물. 좁은 갑판을 지나 뱃머리를 넘어 그 끝까지 걸어간다. 발밑에 바다가 출렁인다. 해적선에서 죄수를 처형할 때 널빤지를 걷게 했다고 들었다. 그 끝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것. 지금 서 있는 자리가 딱 그렇다.
그때 나비 한 마리가 보인다. 노란 나비, 배 주위를 맴돈다. 육지에서 최소 오백 마일은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나비는 바다가 얼마나 먼지 모른다. 그냥 바람 따라 날아간다. 방향도 없이. 어느 순간 돌아보면 육지는 사라져 있고, 360도 수평선뿐이다. 그래도 계속 날갯짓한다.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모르니까.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나는 것이다.
나는 나비인가.
나비가 바우스프릿 끝에, 옆에 내려앉는다. "너도 도망치는 거야?" 나비는 대답하지 않는다. 날개만 접었다 편다. 노란색, 햇빛 색. 한참을 그렇게 있는다.
나비는 이틀을 요트에 머문다. 그리고 어느 아침, 눈을 떴을 때, 나비는 없다. 바다에 떨어졌는지, 바람을 타고 더 멀리 갔는지 모른다. 바우스프릿 끝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다 돌아온다. 이반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