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가 말하는 ESG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사실 250여 년 전 일본 오미 지역의 상인들이 이미 실천하던 철학이었다. 그 핵심이 바로 산포요시(三方よし) — "파는 사람도 좋고, 사는 사람도 좋고, 세상에도 이로워야 한다"는 세 방향의 좋음이다.
8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오미상인은 지연·혈연에 기댈 수 없는 타지에서 장사를 펼쳤다. 그들이 도달한 결론은 단순했다. 상대의 이익을 돕고 그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신뢰를 쌓는 상인만이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 이 책은 산포요시의 기원과 오미상인의 경영 기법, 창업자 열전을 통해 '왜 일본에 장수기업이 많은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한국의 가업승계 현장에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100년을 가는 기업은 단기 이익이 아니라 오래 신뢰받는 길을 택한 기업이라는 것. 일본 재무성 홍보지에도 인용된 산포요시의 정수를, 김기백 소장의 감수로 한국 독자에게 전한다.
가업승계를 오래 다루다 보면 한 가지 결론에 닿는다. 100년을 가는 회사는 영리해서가 아니라, 오래 신뢰받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오래간다는 것. 산포요시는 그 선택을 250년 전부터 언어로 만들어 둔 철학이다.
기업백년 출판사가 이 일본 원서를 굳이 번역해 펴내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의 후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절세 기술 이전에, "내 거래는 세상에도 이로운가"라는 질문이다. 그 질문을 품은 기업만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진다고 우리는 믿는다.
— 기업백년 출판사 편집부
산포요시는 상인 나카무라 지베에가 손자사위 소지로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 언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54년에 쓰인 이 편지에는 '판매자도 좋고, 구매자도 좋고, 세상에도 이롭다'는 산포요시의 핵심 내용이 담겨 있다.
오미 상인의 장사는 지연이나 혈연에 의지할 수 없는 봉건제하의 광역 장사였다. 오미에 본택을 두고 일본 전국을 행상하거나 출점을 열려면, 그 지방 사람들에게 '유용한 상인'으로 평가받아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깨달았다. 상대방의 돈벌이를 돕는 마음으로 일하면, 그것이 이윽고 자신의 이익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성공한 오미 상인이 가교를 놓고 학교를 기증한 것은, 장사의 달인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멀리 내다보는 산포요시 이념 아래 활동했기 때문에 장사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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