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한도, 증여세 계산, 지배구조 설계 — 가업승계 세미나에 가면 늘 같은 이야기가 흐른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정작 대표들이 진짜 궁금한 것은 다른 데 있다. "내가 물러나면 나는 뭘 하며 살지", "아들이 과연 나만큼 할 수 있을까", "30년 함께한 부사장은 어떻게 되나". 세금 이야기는 넘쳐나는데, 정작 사람 이야기는 없다.
이 책은 15년간 수백 명의 중소기업 대표를 상담해 온 현장 컨설턴트가 도달한 한 문장에서 출발한다 — "아무리 완벽한 절세 전략을 세워도, 창업주가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실행되지 않는다." 아버지가 곧 법인이고, 저녁 식탁에서 회사의 중대사가 결정되는 작고 강력한 오너 기업을 위해 썼다. 거버넌스 시스템이나 기술적 계산 이전에, 반드시 먼저 짚어야 할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창업주는 왜 회사를 놓지 못하는가. 후계자는 어떤 압박으로 회사를 받는가. 형제가 있을 때 어떤 숨은 갈등이 생기는가. 30년 창업 멤버와는 어떻게 관계를 다시 세우는가. 그리고 각자의 성향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다가가야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이 열리는가 — 그 다섯 갈래의 인간관계에 오롯이 집중한다.
승계 실무서는 많다. 그러나 대부분 '제도'에서 시작해 '제도'에서 끝난다. 이 책은 정반대 자리에서 출발한다.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다 외워도 아버지가 회사를 놓지 못하면 승계는 멈춘다는, 현장이 알려 준 그 진실에서.
기업백년 출판사는 이 책을 '사람 편' 첫 자리에 두었다. 세금·지분·구조를 다루는 다른 책들이 답하지 못한 질문 — 왜 합리적으로 보이는 선택을 사람들은 하지 않는가 — 에 정면으로 답하기 때문이다. 70대 창업주의 고백 한 줄에서 시작해, 후계자·형제·배우자·창업 멤버까지 다섯 갈래의 마음을 따라가는 이 책은, 절세 전략을 실행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먼저 읽어야 할 한 권'이다.
— 기업백년 출판사 편집부
"내년에 신규 사업 아이템이 몇 개 있어요. 이걸 꼭 내가 하고 싶거든." 70대 후반의 그는 웃으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연매출 400억 규모의 제약회사를 30년 가까이 일군 사람. 그런데 그 다음 말에서 진짜 마음이 드러났다.
"근데 솔직히요, 아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건 생각하기도 싫어. 내가 지금 제일 잘나갈 때거든."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내가 욕심이 많은 건가. 뭐가 잘못된 거야." 그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것은 미안함이었다.
가업이 2세대까지 생존하는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30~33%에 불과하다. 3세대까지는 10~13%. 100년 기업을 꿈꾸지만 3대를 넘기는 기업은 열 곳 중 하나뿐이다. 이 냉혹한 통계 뒤에는 세금이 아닌 사람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주제를 먼저 만나 볼 수 있는 연재 글입니다.